2024년 10월,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회자되는 자전적 소설 <침묵>의 에피소드를 보며 나도 확신이 더 생겼다. 작가가 아이를 갖지 않으려 했을 때, 남편이 이런 말을 한다.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여름엔 수박, 봄엔 참외, 목마를 땐 물도 달잖아. 그런 거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도 들려주고, 눈 오는 것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이 말을 듣고 나도 생각했다.
우리 역시 그런 소소한 행복을 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고.
이렇게 초심에 대한 질문을 곱씹으며 대답하다 보면,
힘든 난임 시술 과정에도 의미가 생긴다. 아니, 잊고 있던 의미를 다시 떠올릴 수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다.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 아이에게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기쁨을 위해 나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갈등과 역경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역경을 이겨내고 있는 주인공이다.
이렇게 적고 나니 좀 유치하게 느껴지지만 뭐 어떠한가.
가슴 속에서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든다. 용기다. 전투력이 상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