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 잘 되지 않아 마음고생을 하며 시험관 시술을 받고 있던 때였어요.
매번 병원을 오가며 몸도 마음도 지쳐가던 그 시절,
하루하루가 긴장과 기다림의 연속이었어요.
그러다 이번에도 비임신이라는 병원 전화를 받았죠.
그런데 하필 그날,
결혼을 하지 않은 지인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임신이 잘 안 된다라고 했더니
그 언니가 망설임도 없이
"시험관까지 하니까 다 임신되던데? 너도 시험관 해."라고 말하는 거예요.
아무 악의 없이, 건넨 말이었겠지만
그 말이 어찌나 무심하게 들리던지요.
시험관이 얼마나 많은 준비와 고통을 수반하는지,
된다는 보장 없이 매 순간 온몸으로 버티고 있는
저에게 그 말은 가볍게 툭 던진 돌멩이처럼 느껴졌어요.
'넌 시집이나 가!', '내가 그걸 모를까?'
하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꾹 삼켰어요.
괜한 사람한테 화풀이 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며 통화를 마쳤어요.
그날이 아직도 가끔 생각나요.
그 힘든 순간에 아무것도 모르는 언니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크게 와닿았을지,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쓰였어요. 악의 없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상처가 되는 순간들, 난임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쉽게 알 수 없죠. 화를 낼 수도, 섭섭하다고 말할 수도 없어서 혼자 삼켜야 했던 그 감정이 더 오래 남는 것 같아요.
난임을 겪은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죠. '언제 임신이 된다.' 는 걸 안다면 그 과정을 좀 더 수월하게 보낼 수 있을텐데... 이렇게 언제까지 해야하는건지 몰라서 버티고 있을 시간들, 임신 결과에 무너지고 다시 스스로를 일으키는 시간들이 대단히 용기있는 과정들임을 꼭 알아주셨으면 해요. 오늘은 조금 더 편안하게 자신을 돌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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