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은 기다림과의 싸움이라는 비유를 종종 하곤 한다. 기약 없이 아이를 기다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병원에서의 기다림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담당 선생님과의 진료를 위해, 시술을 받거나 주사를 처방받기 위해, 피검사를 위해서, 심지어 수납을 위해서도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꽤 길다. 대기 시간이 길다는 건 솔직히 성가시고 피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와 같은 사람이 많다는 것에서 위안을, 많은 사람이 찾는 병원이라는 점에서 안심을 느끼기도 한다.
진료실 앞 대기실에는 나 혼자 정한 ‘내 자리’가 있다. 깨끗한 아침 햇볕이 등을 따뜻하게 비추고, 동시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을 수 있으며,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하기 좋게 팔걸이가 있으면서 간호사 선생님의 호명을 놓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자리.
이렇게 내 자리에 앉아 나는 종종 내 뒤로 천천히 채워지는 대기실의 풍경을 찬찬히 관찰한다.
서로에게 푹 기대어 꾸벅꾸벅 잠이 든 앳된 얼굴의 부부, 이른 아침에도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착장으로 나타난 커리어우먼, 와이프와 같이 기다리다 출근하는 남편, 아침에 다퉜는지 조금은 냉랭한 부부, 그리고 외국인 부부까지.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는 남편은 가끔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 “저기 저 부부, 지난 회차에도 봤는데. 우리랑 비슷한 주기인가 봐.”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이 대기실에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 |